우물을 파고 있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질문이 스쳤다.
“지금 이 일에 물적 자산과 사람 자산이
일관되게 쌓이고 있는가?”
정답이 명확하지 않을 때,
나는 꼭괭이를 잠시 내려놓고 생각부터 해본다.
성과는 시간의 함수가 아니라, 방향의 함수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기회’라는 이름의 땅을 마주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땅이 진짜
내가 파야 할 자리인지,
아니면 그냥 삼진 세 번 치고 끝날 자리인지
판별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자칫하면
타율은 낮고,
인건 레버리지만 소모하는
비효율의 늪에 빠진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그렇게 계속 ‘하는 일’을 벌이고 있는 사이,
우리는 자주 미감(美感)을 놓친다.
디테일에 대한 감도,
브랜드 결을 유지하는 손끝의 섬세함,
사람 간 에너지 결합의 밀도 같은 것들 말이다.
병렬적으로 일만 벌이는 구조에서는
아무리 많은 일을 해도
결과물의 감도는 떨어진다.
그건 결국 ‘덜 익은 일’의 연속으로 이어지고,
한 시점에선 조직 자체의 신뢰 자산이 소진되기 시작한다.
나는 생각한다.
“많이 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한 우물을 깊이 파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브랜딩의 핵심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언제나 ‘미감’이라는 디테일이 있다.
나는 오늘도 묻는다.
나는 지금
정말 마셔야 할 물이 흐르는 자리에서
우물을 파고 있는가.
오랜만에 존경하는 멘토의 한마디를 적고 끝낸다.
“농부는 지반이 약한 땅에 농사를 짓지 않는다.”
자매글
1. “왜 미감을 잃으면 브랜드는 허물어질까”
요지:
스타트업은 디테일로 기억된다.
‘미감’은 단순히 예쁜 게 아니라, 브랜드가 말하는 방식이다.
똑같은 제품, 같은 기능도 미감이 정제된 브랜드는 훨씬 강력한 신뢰를 만든다.
주요 포인트:
브랜드란 결국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방식’이다.
미감은 감도의 총합. 즉, 콘텐츠, 카피, 응대 톤, 피드백 주기 전부.
미감을 놓치면 결국, 아웃풋은 비슷한데도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2. “인건 레버리지를 쓸 때 반드시 필요한 조건”
요지:
‘사람을 투입하면 된다’는 사고는 위험하다.
인건 레버리지가 효과적이려면 핵심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주요 포인트:
① 명확한 단위 과업 구조화
② 공통 감도와 결을 공유하는 온보딩 설계
③ 비효율을 감수할 수 있는 자금 체력 or 시간 여유
키 문장 예:
레버리지는 타이밍과 구조가 받쳐줘야 ‘가속’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소진’이 된다.
3. “병렬적 확장과 집중적 전개 사이에서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요지:
스타트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에 끌린다.
하지만 병렬적 확장은 곧 자산 분산과 팀 피로로 이어진다.
주요 포인트:
병렬은 리스크 헷지 전략이 아니라, 포커싱 실패의 결과일 수 있다.
집중은 무섭지만, 성과의 밀도는 반드시 집중에서 나온다.
팀 리더는 끊임없이 “이 방향은 밀고 들어갈 만한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